[현대·기아] ‘10년·10만마일 무상수리’ 美공략 승부수
(2003.01.06)
현대·기아자동차의 미국 수출은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
두 회사의 미국 판매대수는 99년
29만대, 2000년 40만대, 2001년 56만대로 해마다 30~40%씩 급격히 증가했고,
2002년에도 11월까지 57만2395대를 판매, 전년 동기대비 8.4% 증가했다.
현대·기아차의 미국 판매가 급증한 계기는 지난 99년부터 실시한
‘10년·10만마일 무상 보증수리’라는 파격적인 보증 때문이다. 즉 차를 구입하면 중고차로 팔기 전에
엔진과 트랜스미션의 경우 10년·10만마일(16만㎞) 주행을 보증해 준다는 것이다.
지난 4년간 ‘10년·10만마일 무상 보증수리’ 전략은 미국 시장의 자동차 브랜드 가운데 밑바닥에 있던 ‘현대’를 몇 단계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 판매대수가 급격히 늘어나자
현대차는 미국에 현지공장을 설립하기로 결정하고, 지난해 4월
앨라배마주(州) 몽고메리에서 ‘현대모터
앨라배마’의 기공식을 가졌다. 현대차는
이 공장에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를 투자, 연산 30만대 규모의 생산설비를 갖추고,
2005년 상반기부터 중형 승용차와 SUV 차종을 생산할 계획이다.
하지만 현대·기아차의 급격한
판매증가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수도 있다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 우선 10년·10만마일 무상
보증수리가 시간이 갈수록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기아차는 무상 보증수리 요구가 쏟아질 것에
대비, 충당금을 쌓고 있지만 수리 비용이 얼마나 들지 정확히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또 소비자 성향을 사전에 예측하기 어려운 것이 더욱 큰 문제다. 현대·기아차는 “최초에 차를 구입한 사람에게만
무상보증 혜택이 있고, 미국 소비자들의
자동차 교체주기가 평균 5년 안팎이기
때문에 우려하는 것보다 수리비용이 적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를 구입한 미국의 소비자들이 5~6년 사이에 모두 차를 바꿀
것으로 낙관할 수만은 없다. 특히 하루에도 수백 마일씩 차를 몰아야 하는 미국 영업사원들이 보증기간이 긴 현대차를 집중적으로 사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세계 자동차업계는
현대차의 이같은 미국시장 전략에 대해 ‘운명을 건 도박’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金起勳기자 khkim@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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