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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민식 |
E-mail |
비공개 |
작성일 |
2005-08-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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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안티사이트 관련 보도 (급발진닷컴 펌) |
조회 |
19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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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우는 안티 ‘알사탕’ 물리면 끝?
[뉴스메이커 2005-08-19 11:18]
기업의 ‘채찍과 당근’에 소비자만 ‘폭탄 돌리기’… “안티사이트는 계속 나타날 것”
“안티사이트가 사라지고 있다.” 1999년 청바지 제조업체 ‘닉스’가 3억원을 내걸고 공모한 도메인(ifree.com)이 업체측에서 미리 등록해둔 것이라는 의혹이 ‘안티닉스’ 캠페인으로 번지면서 시작된 우리나라 안티사이트 활동은 2002년에 최고 절정에 달했다. 한때 넘쳐나는 안티사이트만을 모아놓은 포털사이트가 등장하는가 하면 안티사이트의 순위를 매기는 랭크 서비스도 인기를 끌었다.
2003년 ‘한국사회학(제37집 6호)’에 실린 덕성여대 사회학과 김종길 교수의 논문에 따르면 당시 개설된 기업 관련 안티사이트는 모두 138개. 하지만 이 가운데 활동이 거의 없거나 미미한 사이트는 112개로 조사돼 이미 2002년을 지나면서 안티사이트들은 긴 암흑기에 접어든 것으로 짐작된다.
수는 줄어도 활동성은 ‘여전’
현재 구글을 비롯해 네이버, 엠파스 등의 검색으로 확인이 가능한 기업관련 안티사이트는 열 손가락에 꼽힌다. 그나마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는 사이트는 그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물론 안티사이트의 활동상을 대변하던 안티사이트 포털이나 각종 랭크 서비스를 제공하던 사이트들 역시 이제는 접속이 안 되거나 다른 사이트로 변모한 상태다.
김종길 교수는 현재 나타나고 있는 안티사이트의 실종현상은 “집단적인 사회운동으로 확산되기 힘든 내적인 한계 때문”이라고 전제하고 “기업의 대응방식이 ‘무시’에서 ‘포섭’으로 변화한 것도 안티사이트가 줄어들게 된 중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수적으로 줄어들었다고 해서 안티사이트 운동이 잦아든 것으로 봐서는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네티즌의 힘’을 느끼기 쉬운 기업일수록 하나의 소비자 채널로 안티사이트를 쉽게 인정하는 편이다. ‘안티사이트 끌어안기’는 전통적인 제조업종보다는 젊은층을 주요 고객으로 하는 서비스업종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연세대 경영학과 노중균 교수는 “안티사이트는 당연히 해당 기업을 부정하고 반대하는 것이기 때문에 적으로 인식하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하겠지만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 통로로 활용한다면 기업이미지 관리 차원에서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에 시달린 1년 6개월
그러나 아직 안티사이트를 대하는 기업전략은 고전적인 ‘당근과 채찍’ 수준에 머물러 있다. 보상을 미끼로 적당히 어르고 때로는 전방위적인 위협을 가한다. ‘안티 래미안’ 운영자 이갑영씨는 “사이트 운영자로서 직접적인 압력을 받은 적은 없지만 어떤 회원은 삼성에 다니는 선배에게서 활동을 그만두라는 경고를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뉴스거리가 될 만한 ‘대형사고’는 피하지만 안티사이트를 허물어뜨리기 위한 지능적인 ‘작업’은 계속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자동차소비자세상(caras.or.kr)’ 운영자 이정주씨는 기업측의 전방위 협박에 2003년말 6개월 동안 모든 대외활동을 중단하고 ‘잠수’를 탄 적도 있다. 그는 “자동차회사 직원이 아내를 불러내 ‘초등학생 아들이 다니는 학교로 찾아가겠다’라고 위협했을 때 받은 충격과 공포는 말로 설명할 수 없다”고 치를 떨었다.
삼성전자를 허위·과장광고 혐의로 검찰과 한국소비자보호원에 고발한 ‘V4400 소비자의 힘’ 운영자 정주영씨도 상당기간 기업의 압박에 심적 고통을 겪어야 했다. 지난해 2월 삼성전자가 그에게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는 경고문 형식의 답변서를 보내왔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답변서에는 “당사를 음해하려는 정주영씨의 배후세력을 포함한 ‘V4400 소비자의 힘’ 운영자들이 당사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이지 않고, 지금과 같이 당사 제품 및 당사를 비방하는 행위를 지속적으로 진행하는 경우에는 민사상 손해배상청구 및 형사상 명예훼손, 협박, 업무방해 등을 이유로 한 형사고소 등 법이 허용하는 모든 조치를 강구해 준엄한 법의 심판을 받게 될 것임을 강력하게 경고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보상을 해줄테니 안티사이트를 폐쇄하라는 이면협상도 빈번하다.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는 안티사이트라면 한번쯤은 해당기업의 은밀한 제안을 받기 마련이다. ‘노KT’ 운영자 정종훈씨도 “KT인지 확인은 안 되지만 ‘사이트를 폐쇄하라’거나 ‘도메인을 팔면 대가를 지불하겠다’는 등의 전화를 3차례 받았다”고 말했다. 사실상 이런 기업과의 이면협상이 안티사이트가 사라지는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한 안티사이트 운영자는 “어느날 갑자기 게시판에 ‘동호회로 전환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거나 눈에 띄게 활동이 둔해지는 느낌이 드는 안티사이트는 기업과의 협상이 끝난 것으로 보면 된다”고 증언했다.
피해자들의 구제와 보상이 안티사이트의 중요한 활동목표이기 때문에 기업이 협상에 나서는 행위 자체를 나쁘다고만 볼 수는 없다. 어찌됐건 기업이 안티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는 측면에서 진일보한 현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안티사이트 운영자들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입을 모은다. 웬만큼 활동해서는 보상은커녕 기업의 눈길 한번 받기 어렵다고 토로한다. 기업은 여전히 저 높은 곳에서 소비자를 내려다보고 있을 뿐이다.
기업에게 안티는 ‘떼쓰는 아이’
지루한 밀고 당기기 끝에 보상이 이뤄진다고 해도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근본적인 결함을 고치는 것이 아니라 항의한 소비자들의 입을 ‘알사탕’으로 막을 궁리만 하기 때문이다. 기업이 미처 알지 못했던 문제점들을 한발 앞서 알려주는 ‘아군’으로 안티사이트를 대하지 않고 ‘울면서 떼쓰는 아이’ 쯤으로 생각하는 기업의 시각이 아직 교정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여기에 기업이 시도하는 이면협상의 가장 심각한 문제가 있다.
뇌관은 제거되지 않고 시한장치만 연장된 폭탄은 또다른 소비자에게 떠넘겨진다. 기업은 똑같은 폭탄을 안고 있지만 항의하지 않는 소비자들에게는 처리반을 보내지 않는다. 안티사이트 운영자와 회원들의 입을 막기 위한 것일 뿐 소비자의 권리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
기업의 입장은 한결같다. 애초부터 기업은 안티사이트의 이의제기를 받아들일 생각으로 협상에 나서지 않는다. ‘제품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소비자가 문제가 있다고 하니 서비스 차원에서 보상한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충분히 생길 수 있는 제품의 결함이나 불량도 대외적으로 알려져서는 안 되는 특급비밀에 속한다.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 자동차회사들이 공개 리콜 대신 캠페인이라는 이름으로 비공개 리콜을 고집하는 이유도 비슷하다.
삼성전자가 ‘V4400 소비자의 힘’에 보낸 답변서에도 ‘앞뒤가 꽉 막힌’ 기업의 기본방침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 있다. “제품에 기능상의 하자가 있다면 소송 제기 등 합법적인 절차를 통해 권리를 주장해야 할 것”이라면서 “(인터넷을 통해 문제 제기를 하는 등의 행동은)순수한 소비자 운동이 아닌 영업행위 및 업무를 방해하려는 소비자 보호운동을 빙자한 권리 남용으로밖에 볼 수 없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사실상 안티사이트의 활동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미와 다를 바 없다.
김종길 교수는 “기업이 안티사이트에 위협을 가하거나 당근을 주는 방식으로 단기적인 효과를 얻을 수는 있겠지만 상품을 제대로 만들어내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새로운 형태의 안티는 계속 나타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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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자동차소비자세상 운영자 이정주씨
“개미도 모이면 큰 힘이 됩니다”
“정몽구 회장 빼고 현대자동차 직원 중에 저를 모른다면 간첩이지요.” 5년째 ‘자동차소비자세상’을 운영하고 있는 이정주씨. 그는 이전까지 ‘안티’와는 거리가 먼 중견 사업가로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었다. 그러나 2001년 1월 구입한 ‘에쿠스’ 한 대가 그의 인생을 180도 다른 방향으로 틀어버렸다.
주행중 사이드미러가 저절로 접히거나 창문 4개가 동시에 내려가는 희한한 증상은 고난의 전주곡에 불과했다. 네비게이션은 도로를 달리고 있는 차가 산꼭대기에 올라가 있는 것으로 표시하는 등 수십가지 오작동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벌어졌지만 그 역시 처음에는 서비스센터에서 수리를 받으면 간단하게 고쳐질 줄로 믿었다. 그러나 문제는 간단치 않았다. 서비스센터는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했고 수리 후에도 비슷한 오작동과 고장은 반복됐다. 서비스센터 직원은 “아무 문제도 아닌데 너무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것 아니냐”는 핀잔까지 했다.
그는 더 참아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안티 에쿠스 사이트(equus.co.kr)’를 만들어 부당함을 알려 나갔다. 안티 에쿠스 사이트는 자연스럽게 같은 고민을 안고 있는 네티즌들의 근거지로 급부상했다. 사이트가 어느 정도 알려진 다음에는 인터넷 활동만으로는 대기업의 행태를 고칠 수 없다는 판단이 들어 오프라인 활동도 적극적으로 병행했다.
현대자동차 사옥과 정몽구 회장의 집앞까지 찾아가 수도 없이 시위를 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2003년 10월에는 일본 도쿄에서 열린 모터쇼에 정몽구 회장이 참석한다는 얘기를 듣고 현장을 찾기도 했다. “전시장에 있던 부사장은 연구원이나 사장을 만나보라고 떠넘기고 사장 역시 비웃기만 하더군요.” 그는 현대자동차 경영진의 태도에서 우리나라 자동차 회사가 소비자를 얼마나 우습게 아는지를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고 씁쓸해했다.
그동안 사이트를 운영하느라 돈도 많이 들어갔다. 사이트 운영에 신경쓰느라 30억원 가량의 사업 매출이 줄어든 것은 빼더라도 직접비용만도 수억원이 투자됐다. 용산에 자동차소비자세상을 홍보하기 위해 설치한 광고판 운영비만 1년에 1억을 호가한다. 에쿠스를 여러 대 새로 뽑고도 남을 금액이 들어갔다. 남들은 무모한 도전이라고 말렸지만 소비자를 무시하는 자동차회사의 행태를 바꿔보겠다는 일념으로 활동에 매달렸다. 뜻을 같이 하는 회원들과 함께 부산모터쇼, 서울모터쇼 등 자동차 관련된 행사를 찾아다니며 시위도 벌였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건설교통부, 자동차성능시험연구소 등 관련 단체와 관공서에 진정서를 접수했지만 아직까지 시원한 결론을 얻지 못하고 있다. 건설교통부에 정식으로 제기한 리콜 요청은 지난해 8월 예비조사 결정까지 났지만 어찌된 일인지 1년이 다 된 시점인데도 후속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일개 개인이 대기업과 맞서 문제를 바로 잡는 건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나마 이런 사이트라도 있어서 뭉치니까 이만큼이라도 해낸 것이지요.” 그는 안티사이트 운동에 소비자들이 더욱 매달리게 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개미들도 모이면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진리를 체득한 까닭이다.
자동차소비자세상은 ‘안티기아(antikia.co.kr)’ ‘급발진닷컴(kupbaljin.com)’ 등 여러 자동차 관련 사이트들과 연대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는 “우리나라가 진정한 자동차 생산대국이 되기 위해서는 국내 자동차 회사들의 자동차 품질과 서비스 수준을 높이기 위한 소비자들의 견제가 더 활발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안티사이트를 적대시하는 대기업의 태도부터 우선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병탁 기자 lum35@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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